(마틴 루터 킹) 마틴루터 킹 자서전-3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은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시면서 흑인에 대한 차별을 무너뜨리는 큰 계획을 세웠다. 우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가야하는 곳이 몽고메리였는데 그곳은 흑인을 벌레 취급할 정도로 흑인 차별이 심한 곳이었다.
몽고메리 버스의 흑백차별은 아주 심각했는데, 버스보이콧운동이 있기 전에는 버스운전사들이 흑인들을 ‘검둥이’ ‘검은 원숭이’ ‘검은 젖소’라고 부르는 일도 많았다. 흑인승객들은 앞으로 타서 차비를 내고 나서 뒷문으로 올라타기 전에 버스가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일은 빈 좌석이 있는데도 흑인이기에 서서 가야 하는 경우였다. 마틴은 흑백차별이 이정도로 심한 것은 처음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흑인들은 백인전용으로 지정된 앞좌석 네 중에는 절대 앉을 수 없도록 규정되어있고 이보다 더 기가 막힌 일은 백인전용으로 지정된 좌석에 백인들이 모두 않아 있는 상태에서 백인이 더 승차할 경우에는 버스운전사가 백인전용석이 아닌 좌석에 앉아 있는 흑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명령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이런 명령을 따르지 않는 흑인들은 체포된다는 사실이었다. 주일 하루를 힘들게 보낸 마틴은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와 조간신문을 읽고 있었다. 신문에는 예정된 보이콧에 관한 장문의 기사가 실려 있었다. 기사는 흑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백인시민평의회’가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풀어가려 한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깔고 있었다. 그 기사를 읽고 나서 비로소 보이콧 방법의 본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이 방법이 최상의 행동방침이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어떤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머리를 어지럽혔다. 우리는 윤리적인 행동방침을 따르고 있는 것인가? 보이콧이란 본질적으로 기독교 정신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가? 부정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이 아닌가? 백인시민평의회의 활동을 따르게 될 것이 확실한가? 보이콧을 해서 영속적이며 실제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해도 그것이 비도덕적인 수단이라면 도덕적인 목적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마틴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정직한 답변을 찾아야 했다. 보이콧 방법은 비윤리적이며 기독교 정신에 위배되는 목적에 이용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이 방법은 백인시민평의회가 선의를 가진 백인들에게서 선의를 빼앗고 흑인들에게서 기본적인 생활상의 필요를 강탈하기 위해서 자주 써먹던 방법인 것도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처음에는 자신이 하는 이 일이 모두에게 유익 할 수는 있어도 비도덕적이거나 나쁜 일의 목적을 가지고 있던 방법이라면 꺼려한다. 하지만 “나쁜 일에 쓰였던 방법을 좋은 일에 써서 좋은 일에 쓰인 방법으로 역사에 남겨 바꾸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마틴 루터 목사님도 위에서 말한 내 생각과 비슷하게 생각하셨기에 버스보이콧 운동을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한 때 내 롤모델이었던 분이 바로 마틴 루터 목사님이기에 그분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더 알고 싶고, 그분에 생각을 조금이나마 더 닳아가고 싶기에 어쩌면 내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은 마틴 루터 목사님의 역사가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