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태도의 차이-4
무대 위에서 어느 정도의 카리스마로 대중을 휘어잡는 것이 중요한지 아는 사람들은 이미 무대 경험이 꽤 많은 사람들이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사람은 언제나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이끌어낸다.
전에 말했던 샌델이라는 교수는 평소에는 부끄러움이 많아 웃을 때면 얼굴이 붉혔다. 발음이 새기도 했고, 악수를 건네는 손은 언제나 작고 서늘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런 강렬한 무대를 연출했을까? 그 답은 그의 카리스마가 어던 때에 가장 격렬하게 뿜어져나오는지만 알면 된다.
내 앞에 선 남자는 작은 키에 자세가 약간 구부정한 노 학자였다. 평생을 책상 앞에 앉았음을 보여주는 체형이었다. 하늘색 눈동자와 뾰족한 코끝으로 봐선 그가 맞았다. 그는 방금 전에 무대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샌델교수는 매우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와 조금이라도 인연이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런 카리스마를 뿝어 내는지 궁금해 한다. 마치 이때를 위해서 평소에 조금씩 카리스마를 비축해둔 것처럼 말이다. 1960년대 후반 샌델 교수는 장발의 고등학생이었다. 베트남 반전시위와 히피 문화의 영향으로 당시 10대들 사이에선 긴 머리가 유행이었다. 샌델은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 학생회장이었다. 이념의 시대였고, 모두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소리 높여 외치던 시대였다. 학생들은 월남전에 대해 공개 토론을 갖기 원했다. 대부분이 월남전에 반대했기에 학생들로선 반대 진영의 거물이 토론장에 와준다면 흥행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주변에 사는 정치인이 누가 있을까?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사람은 켈리포니아 주지사이자 보수 정치인인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 있었다. 샌델은 “학생들이 여는 토론회에 참석해줄 수 없겠느냐” 초청장을 보냈다. 답이 있을 리가 없었다. 침울해하고 있는 샌델을 보고있던 어머니는 레이건이 젤리빈(Jelly bean)을 좋아한다는 소식을 듣고 샌델에게 알려주었다. 그는 곧바로 젤리빈 3k로 짜리 한 봉지를 사들고 레이건을 찾아갔다. 안전요원이 잠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상자 안에 든 물건이 젤리빈임을 확인하고 통과시켰다. 레이건을 젤리빈과 초청 소식을 듣고는 곧 학생들과 토론회에 참석했다. 레이건이 그때 참석했던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물을 들고 찾아와 겸손한 말투로 그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단순히 초청장만 보냈다면 그 자리에 레이건은 없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만일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초청장을 내밀고 싶거든 좋아하는 선물을 사가라 그렇지 않고서 그 사람이 부탁을 들어주거나 행사 자리에 참석하기를 원하는 것은 오만함이다.”라고 말한다. 오늘날 인류는 이러한 행동을 ‘예의’라고 부른다.
예의바른 사람은 어디서나 인연을 만들고, 겸손한 사람은 언제나 성공의 가도를 신나게 달린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와 같이 묶어둘 것이 없다. ‘자유’그 자체가 되어버린다. 샌델이 답이 오지 않았다고 해서 계속 침울해져 있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오늘 날 샌델의 역사는 쓰여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나는 장담한다. 그 이유는 샌델의 강의 방식이 레이건에게서 빚어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