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 태도의 차이-12
누구든지 어떤 것에서 영감을 얻기 마련이다.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할 때, 영감을 얻었던 것은 실험 물질 중에서 백금이 가장 빛났기 때문이고,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과나무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
에틴거의 머릿속에 ‘영생’의 아이디어를 심어놓은 것은 닐 존슨의 소설 ‘제임슨 위성’이었다. 제임스이라는 교수가 자시 몸을 인공위성에 넣어 지구의 자전 궤도를 보낸 후, 그의 몸이 냉동 보존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수백만 년이 흘러 인류가 멸종한 뒤 나타난 사이보그 제임슨 교수를 발견해 그의 뇌를 해동시켜 인공 신체에 넣자 제임슨 교수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작은 의문점을 발견 할 수 있는데, 위장도 음식을 한동안 먹지 않으면 활동을 멈추는데, 뇌라고 안 멈춘다는 보장이 없다. 뇌가 멈추게 되면 그 안의 기능들과 세포들이 깨어나고 다시 원래상태까지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그리고 냉동되는 과정에서 뇌세포가 파괴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관문인데, 이럴 수 있는 확률 역시 희박하다. 여튼 에틴거는 이 소설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왜 백만 년이나 기다리면서 사이보그가 구원하러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거지? 인간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 되잖아’라고 말이지요.” 어릴 적 공상이 그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나서다. 그는 제1 보병사단 소위로 참전해 싸우다 독일군이 쏜 총탄에 한쪽 다리를 맞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그는 당시로서는 실험적이던 ‘골이식’ 수술을 받고서 목숨을 건졌다. 그 덕에 다리를 절단하지 안아도 됐지만 오른 쪽 다리가 왼쪽보다 짧아져 좋아하던 운동은 포기해야만 했다.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뼈를 이식해 다리를 다시 쓸 수 있다니,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부상이나 질병,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해결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보였어요.”라고 에틴거는 말했다. 지금으로써는 터무니 없는 소리로 들리지만 현대과학, 의학은 그것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암울한 이야기지만 바이러스와 세균은 우리가 더 치밀하게 약을 만들면 만들수록 점점 변한다. 약에 대한 면역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 다음 번에는 약이 그 바이러스를 치료하기 힘들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절대로 안되는 것을 되게 할 수 있는 인물은 신 외에는 없다. 인간으로써는 절대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라고 말이다. 사람은 죽게 되어있다.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것을 거스른다는 것은 어쩌면 신에게 대항하는 것일 수도 있다.
냉동인간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많지만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은 똑같다. 몇 백만번 사람을 얼리고 치료해봐도 나중에 죽게되는 것을 마치 유도탄처럼 따라온다. 꼭 병이 아니어도 사고로 죽을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나서 전쟁터에서 죽을 수도 있고, 교통사고, 의료사고 등등 많은 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인간을 얼리고 살려낸다는 것은 도저히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개인 적인 생각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