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족) 하룻 밤에 읽는 한국사-1
과학자들은 언제나 생각한다. ‘우리들은 어디로부터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라고 말이다. 아직도 이것은 밝혀진 바가 없다. 그저 종교에서는 우리는 신이 지은 창조물이라고 말한다. 화시만 이것 역시 우리는 확실히 ‘이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바가 많지 않다.
독일 ZDF TV의 역사 다큐멘터리 시리즈 ‘스핑크스, 역사의 비밀’을 책으로 엮은 ‘역사의 비밀’에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주장이 나온다. 서기 370년경 게르만족 거주지역과 로마제국을 침략해 유럽 남동부와 중부에 걸친 거대한 제국을 100여 년간 지배했던, 그러나 멸망한 뒤로는 그 자취를 감춰버린 훈족이 바로 한반도출신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훈족은 진시황으로 하여금 만리장성까지 쌓게 했던 흉노족의 후예라는 설도 있는데, 그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가진 훈족이 한반도출신이라니 놀랍고도, 흥미로우며 이 이야기의 근거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 하나는 경주에서 출토된 기마인물형 토기이다. 이 기마인물형 토기에는 흔치 않게도 말 탄 사람의 뒤에 솥이 얹혀있다. 이런 형태의 그릇은 지금까지 훈족의 이동로에서만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또다른 근거는 19세기에 폴란드 서족지방 슐레지엔에서 출토된 냄비들이다. 이 냄비의 가장자리에는 섬세하게 세공된 잎과 버섯모양의 조각이 있다. 훈족 귀족부인의 머리띠와 관에도 비슷한 장식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이와 똑같은 머리장식이 있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훈족이 한반도출신임을 증명하는 유력한 증거가 되고 있다. 물론 이 주장이 학계에 정설로 받아들여지려면 더 많은 사료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한국인은 어디에서 왔고, 한반도에는 언제부터 살았을까? 약 500만년 전 지구상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라고 불리는 고 인류가 등장했다. 이들은 초보적인 도구도 만들었고, 사회생활도 햇고, 자녀도 양육했다. 그뒤 170만년 전쯤 호모 에렉투스, 30만년 전쯤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해나왔다. 한반도에 인간이 최초로 살기 시작한 것은 약 70만년 전이다. 호모 에렉투스 일종의 인간이다. 1972년 평남 덕천에서 ‘덕천인’의 어금니 두 개와 어깨뼈가 발견된 것은 최초였다. 그 외에 평남 상원 검은모루동굴, 경기도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구석기인들의 생활상이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이들을 바로 한국인의 조상으로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우선 너무 긴 시간 동안 지형과 기후가 변화해, 짐작하기도 힘든 이동과 변형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고고학자들은 그동안 발견된 유물을 토대로, 현재 한국인의 원형이 갖춰진 것을 대략 1만년 전에서 1만 5,000년 전으로 보고 있다. 대략 이 시점에서 한국인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랴오서, 만주,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에 넓게 분포돼 살았고, 신석기에서 청동기로 거치면서 민족의 기틀을 이루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어디왔건 중요하지는 않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고 지금 이 순간 무리가 무엇을 해서 어떤 것을 이루느냐가 중요할 뿐이다.”라고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무엇을 이루든지 자신에게 가장 흡족한 것이 있다면 거기에 대한 보상이 따라올 것이다.
훈족이 한반도 출신일 수도 있다는 것은 아직은 추정에 불과하다 ‘완전하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에 이 사실이 학계에 인정된다면 이 또한 엄청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우리가 어디서오고 어디로가는지.. 하지만 이 사실은 절대로 밝혀질 수 없으며,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평소처럼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