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게임같이
Rast Piano Hmony-1 본문
나는 가끔씩 꿈을 꾼다. 아직 친구가 많지 않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꾸는 건지는 정확하지는 않다. 꿈은 별거 없었다. 악몽을 꾼 것도 아니고, 행복한 꿈을 꾼 것도 아니었다. 그냥 평범하게 피아노 의자에 앉아서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하고, 한 곡을 다치고 나면 꿈에서 깨어났다.
16살 때부터 나는 부모님과 떨어져 살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모두 외국에 나가 계시고 1달에 2번 정도는 집에 찾아오신다. 두 분 다 뉴욕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고, 나는 아직 이 땅을 떠나서 다른 사람들이랑 마주한다는 것이 두려워 한국에 남기로 했다. 부모님은 내 생일, 명절, 크리스마스, 휴가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안오신다.
부모님이 뉴욕으로 떠나가기로 했던 그 시기에 나는 불과 16살 정도였고 지금은 1년 반 정도가 지나서 17살이 되었다. 이쯤이면 고등학생, 즉 수능이 앞으로 1년 6개월 정도가 남은 샘이다. 물론 고등학생인 사람들은 아주 잘 알겠지만 공부 안하는 놈들은 진짜 징글징글하게 안한다.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 될 뻔 했으나,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에 부모님이 잠깐 집에 돌아오셔서 내 성적표를 보고는 엄청나게 깨졌다. 그 뒤로는 평소에 즐겁게 다니던 태권도장을 다니지 못하게 되고 수학학원을 다녀야만 했다. 지금 성적은 꽤나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명문대를 노리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공부야 앞으로도 어떻게든 되겠지 싶지만, 나는 공부보다는 어릴 적부터 배우던 피아노를 더 하고 싶다. 하지만 요즘은 공부해서 명문대를 나오고,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를 하는 애들이 다반사라서 이런 꿈들이 묻히고 있다. 부모님들 역시 그냥 이름 좀 알려진 대학교를 나와서 부모님이 다니던 회사에 입사하는 것을 원하시지만 난 영 내키지 않았다. 현재 시간은 아침 6시 30분, 이제 준비하고 학교에 가야되는 시간이다. 정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학교를 아침에 가는 건 귀찮다. 하지만 딱히 이곳 아니면 시간을 보낼 곳도 없다. 7시 정도에 학교에 도착하면 교실에는 아무도 없다. 다른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이른 시간에 학교에 오는지를 이해 못하지만 나는 이 시간이 제일 좋다. 음악실에 들어가서 가방 안에 있던 악보를 꺼내들고 피아노를 치는 것이 내 아침잠을 깨우는 의식이 되어버렸다. 내 친구들은 모두 7시 30분 정도에 학교에 도착한다. 그러면 제일 먼저 찾는 곳이 피아노 소리가 나는 음악실이다.
???:야~ 이 자식은 언제봐도 근성하는 좋단 말이야.. 축구할 때 체력은 그렇게 없으면서..
제일 먼저 말을 거는 건 내 3년지기 친구인 서윤한이다. 조금 귀찮은 면이 없잖아 있다.
나: 니들이야 매일 같이 뛰어다니니깐 그렇지 더군다나 넌 축구부고, 내가 체력으로 널 어떻게 이기냐?”
서윤한: 뭐 어쨌든, 오늘도 모닝피아노냐?”
나: 그래
서윤한: 참 알 수 없네.. 넌 왜 그렇게 피아노에 집착하냐?”
나: 남이사 뭐에 집착하든..”
서윤한: 니가 그러니깐 여자친구가 없는거야 인마~ 너 좋다는 애들 널렸는데 여자친구도 안사귀고, 참 알 수 없네. 내가 너였으면 벌서 6번은 연애했겠다.”
나: 윤한아.. 너도 없잖아 왜 동정질이야.
서윤한: 칫
???: 어이 빨리 나오기나 해라 곧 수업인데 니네 둘이서 뭐하냐?
오늘은 조금 늦었지만 윤한이 다음으로 말거는 애는 김서련 내가 알고 있는 여자애 중에서 가장 오래된 친구, 7살 때부터 같이 다녔으니 10년지기 친구다. 말이 조금 거친 애다.
서윤한: 아 그래? 안 물어 봤는데?
나: 야야 너 그러다가 또 맞는다, 유치하게 또 왜저래;;
김서련: 야 서윤한 애냐? 빨리 교실이나 들어가 벌써 출석부를 시간이다.
나: 난 이만 수업 간다.
(간신히 저 둘 사이에서 빠져나왔지만 애들하고 수다 떨다가 너무 시간을 낭비했어, 빨리 가야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