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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태도의 차이-5 본문
큰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곰을 잡기 위해서는 곰 사냥용 총을 구매하듯이 말이다. 강한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하려면 그 나라의 지휘관 보다 몇배는 더 뛰어난 지휘관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패배할 확률이 더 높다.
샌델은 레이건에게서 “기꺼이 참석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받아낸 샌델은 전의를 불태웠다. 자신에게 있어서는 아직 자기가 완전히 상대하기에는 매우 힘들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더욱 열심히 몰두했다. 밤을 새워가면서 말이다. 여러 가지 공격 패턴을 준비하기도 했고, 근거 없는 말을 준비해보기도 했다.
샌델은 며칠 밤을 새우다시피 해 길고 긴 질문 목록을 만들었다. ‘18세가 월남전에 참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왜 18세에게 투표권을 주는데는 반대하는가?’와 같은 민감한 질문들이 섞여있었다. 분명 레이건은 쩔쩔 매거나 거드름을 피우면서 엉터리 논리를 펴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레이건은 샌델의 질문을 존중했고 근거 없는 공격에도 논리적으로 자신을 방어했다. 그는 답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샌델을 포함한 학생들에게 의견을 묻고 그들의 말에 진심으로 귀기울였다. 청중은 이 잘생긴 정치인에게 매료됐고 품었던 적의는 호감으로 역전됐다. 레이건이 무대에서 내려갈 때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샌델에게 그것은 충격이었다. 더 강력한 질문으로 무너뜨리지 못하고 박수 속에 퇴장시키다니, 고등학생에게는 너무 노련한 상대였다. 샌델은 그때 무대 위에서 청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건 적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마법이었다. 그때의 경험은 샌델의 강의에 녹아 있다. 그는 가르치는 입장이 아닌 진행자에 가깝다 명확한 답을 내리기보다 질문을 던지고 경청해 제자들을 자극한다. 골돌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쉼 없이 얘기를 쏟아내다가도 한순간 침묵해 청중을 긴장시킨다. 청중의 눈은 그의 동선을 부지런하게 좆는다.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능력은 당시 강의를 이끌어 가는 ‘진행자’로써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100명의 청중들 중에 1명이 혼자서 딴청을 피우고 있다면 어떨까? 금새 아수라장이 될 것같은 분위기로 전환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 진행자의 카리스마가 중요한 것이다. 무대 위 인물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사람들은 집중하지 않는다. 캘퍼스 내에서도 인문학이 시들어버린 요즘 같은 때 정치철학을 가르치려면 반드시 무대는 점령해야하는 성이다. 그리고 이 행동은 어떤 강의를 하든지 계속해서 반복된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한다. “연설을 하는데 카리스마와 솔깃한 말이 없다면 그 연설은 이미 반은 망한 것이지만 그걸 살릴 기회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이다. 그 연설을 살릴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것을 살리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하고 화끈한 한 방이 필요하다 그것마저 없다면 더 이상 가망은 거의 없어 보인다.
뛰어난 사람은 언제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연설을 할 때, 마틴 루터 킹이 많은 흑인들 앞에서 연설을 할 때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카리스마에 있다. 모두를 하나로 묶고 한 군데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카리스마다. 매우 뛰어난 말 솜씨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연설의 흐름을 자기가 주도할 수 있다면 그것들을 한 번에 카리스마로 바꿔서 터트리는 방법을 추천한다. 마치 가스를 퍼트리고 거기에 불꽃을 던지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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