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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덕) 김만덕, 제주도를 살린 여자 본문
조선시대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흔히 두 가지로 나뉘는데, 장사를 하는 것, 혹은 벼슬을 얻어서 출세하는 것이다. 고려시대 때부터 돈이라는 것이 시중에 활발하게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백성 모두가 농사 아니면 장사를 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조선시대에서 돈을 많이 벌어들였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남자인데, 이 중에서 여자였던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김만덕이라는 여성이다. 어쩌면 조선시대 유일하게 여성갑부가 된 사람이다.
제주도에서 장사로 큰돈을 번 김만덕이란 여성은 조희룡의 ‘호산외사’라는 책에 의하면 “18세기 후반 정조 때의 인물로, 양가집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난 후 기녀집에 맡겨졌던 인물이다. 독신으로 지냈던 그녀는 장사에 남다른 재주를 지녀 물가시세의 변동을 이용해 물건을 사고팔아 대상인으로서 기반을 잡았다. 대상이 된 뒤로 다루는 품목도 다양해지고 거래량도 커졌는데, 하는 일에 빈틈이 없어 거래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는 도고(조선시대의 도매상)들이 활동하던 시점이었다. ‘허생전’에서 허생이 물건을 독점하여 대규모 거래로 큰돈을 버는 장면에서도 이 같은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김만덕도 이런 도고업을 했을 것이다. 이렇게 큰돈을 번 김만덕은 정조 19년 제주도에 큰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백성들이 속풀하자 천금을 출연하여 육지에서 식량을 사들여와 수많은 사람들을 구해냈다. 이런 선행이 조정에도 알려져 정조는 제주목사 이무현에게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녀의 소원은 다름아니라 대궐 구경과 금강산 구경이었다. 당시 섬여자는 섬 밖을 나가는 것이 금지돼 있었는데, 정조는 특별히 그녀를 내의원 의녀로 임명해 상경할 수 있게 해주었다. 김만덕은 그 덕에 금강산 구경도 하고 궁궐에 초대돼 왕비도 만날 수 있었다. 후일 또 한 당대 최고의 명정승으로 유명한 영의정 체제공도 만났는데, 체제공은 그녀의 전기 ‘만덕전’까지 써주었다. 여상 금만덕의 이야기는 조선후기 상업의 발전상을 반영한다. 17, 18세기 들어 조선은 농업에서 이양법의 보급으로 생산력이 급속히 증가했고, 상업방면에서도 무역과 대규모 상거래로 큰돈을 번 상인들이 많이 늘어났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로 유명해진 임상옥 같은 대상인들이 이 시기에 출현해 조선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 임상옥은 청과 인삼무역으로 큰돈을 벌었던 인물인데, 워낙 큰 규모로 장사를 했기 때문에 회계업무를 보는 사람만도 70명에 달할 정도였다.
역사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정조 때 제주도에서 김만덕이 식량을 풀지 않았더라면 현재 제주도 시민들은 지금의 3/1 만 생존했을 것이다.” 라고 말이다. 이 말을 들어보면 그 때 얼마나 심한 흉년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힘들어지기 시작하면 첫 번째로 주저앉기를 자주한다. 두 번째로 언제나 몸에 힘이없고, 표정이 우울해진다. 세 번째로는 언제나 말끝이 쳐진다. 하지만 그래도 김만덕은 언제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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